근둥이의 블로그

노자

 

노자와 무위의 철학

Ⅰ. 노자라는 사람

노자는 초나라 사람으로 성은 이씨李氏 이고 이름은 이耳이며 자字는 담聃이다. 주나라에서 도서를 관장하는 일을 하였다. 사마천에 따르면 공자가 주나라로 가서 그에게 예禮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공자보다 나이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자는 중국 철학 사상 처음으로 도道라는 개념을 제기하여 만물의 존재와 운동을 설명하였다. 노자는 도가 의지나 목적을 가지고 천지만물을 주재하는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이 스스로 존재하고 움직이도록 한다는 무위자연을 제시 하였다. 자연에 따름으로써 천지만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노장사상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전통사상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도가와 도교라는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같지 않다. 도가는 노자와 장자의 철학을 중심으로 삼아 형성된 학파를 의미하며, 도교는 학파가 아니라 종교이다. 중국 동안 때 장도릉 이라는 사람이 노자를 교조로 받들고 노자오천문을 주요 경전가운데 하나로 삼아 종교 단체를 만들었다. (=오두미도. 입교하면 쌀 다섯 말을 주어 오두미도 라고 함.


노장 사상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신선과 풍류를 숭상하는 사조를 일구어 내었다. 이는 단군이 아사달에서 신선이 되었다는 단군설화 속에서 알 수 있고, 삼국가운데서도 특히 신라에서 선풍(仙風)이 흥성 명산대천을 찾아 몸과 마음을 닦고 연마하였던 집단인 화랑을 국선(國仙)이라고 추앙했던 것을 보면 신라의 선풍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노장 사상은 삼국시대 이래 유교 불교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사상가운데 하나로 전승되어 오면서 자연을 벗 삼아 운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Ⅱ. 생명을 중시하는 부드러움의 철학


전국시대(기원전 475~ 기원전 222년)는 엄청난 격변기 였다. 정치적으로는 전쟁과 권력투쟁이, 학술사상계에서는 학술토론과 사상투쟁이 치열했다. 이러한 혼란기에 대응하는 태도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적극적 구세救世주의자들로서 공동생활을 통해 무너진 제도와 도덕을 세우려는 자들이다. 다른 이들은 소극적 피세避世주의자들로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개인의 정신세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들이다. 노자와 장자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노자와 장자는 사회 환경이 변하면 제도와 도덕은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그들이 저절로 그렇게 되도록 방임하고 그 변화에 대처할 정신력을 함양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또 인위를 가하려는 자는 실패하고 붙잡으려는 자는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자는 사회적 역량에 환멸을 느끼며 개인을 제약하고 간섭하는 어떠한 제도나 도덕은 없으면 없을수록 좋다는 주장을 한다. 그래서 그는 당시 현자를 숭상하는 상현정책, 예악제도, 법령을 비판했고 사회이념으로 인의를 내세우는 것조차 반대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가 아무리 변할지라도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 할 수 있는 정신세계를 개척하여 영원한 삶을 사는 것이다.

1. 도가의 생명 중시 사상

노자의 사상은 크게 보면 양주의 위아주의와 문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양주의 위아주의의 핵심은 ‘경물중생經物重生’이다. ‘경물중생經物重生’이란 외물을 경시하고, 생명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양주의 기본 정신은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생명을 소중히 가꾸고 부질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간섭하려 들지 않으면, 천하는 저절로 안정될 수 있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경물중생의 사상을 가진 선비들은 욕망이 알맞게 충족되어야만 삶의 의지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삶의 의지를 온전히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욕구를 알맞게 충족시켜야하고 그 가운데 어떠한 하나의 욕구만이 살려져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물중생의 사상을 가진 선비들은 어느 하나의 욕구가 발호하지 못하도록 마치 말을 다루듯 스스로의 욕구를 제어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느껴서 절욕설을 주장했다.  

귀가 소리를 즐기지 못하고 눈이 빛깔을 즐기지 못하며 입이 맛을 느낄 수 없다면 죽음과 다를 것이 없다. 옛날 도를 터득한 사람은 살아서 수명을 늘이고, 소리와 빛깔과 맛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었으니 무엇 때문인가? 그가 장생長生의 이치를 일찍 터득했기 때문이다. 장생의 이치를 일찍 터득하면 일찍 아끼고 검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일찍 아끼고 검박할 줄 알면 정기가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아끼고 검박함’이란 들어오는 것을 많게 하고 내보내는 것을 적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불필요한 생각과 행위를 가급적 줄이면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의 힘으로 돌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김에 아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아끼는 것을 일러 일찍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찍 준비하는 것을 일러 덕을 거듭 쌓는다고 한다. 아끼는 덕을 끊임없이 쌓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고 이기지 못할 것이 없으면 자기의 덕의 끝을 알 수있는 사람이 없게 되고 , 자기 덕의 끝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되면 이로써 나라를 가 질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 있게 되면 장구할 수 있으니 이를 일러 뿌리를 깊게 박고 꼭지를 튼튼하게 함이요 길이 살고 오래 보는 길이라 한다.

노자는 이와 같이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서 ‘아끼는 것’을 중시하였다. 자기의 정기를 아끼면서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여 끊임없이 아끼는 덕을 축척해 나가다 보면 자기 자신조차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힘이 생겨나 영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 그의 정기를 아끼듯이, 나라의 정기에 해당하는 백성들의 재물을 아끼면서 천도를 터득하여 아끼는 덕을 끊임없이 쌓아나가다 보면 나라는 오래도록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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