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둥이의 블로그

a. 요리삼각형

 

요리삼각형


 위의 그림은 레비-스트로스가 분석해낸 요리삼각형이다. 이는 각 문화의 다양한 요리들이 가진 심층적인 구조를 분류와 관계맺음을 통해 드러낸 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심층구조를 이해하기 위하여 요리를 우선 가장 작은 기본단위로 분석·분류한다. 이를 ‘요리소’라고 부르는데, 요리삼각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요리의 가장 기본단위는 ‘날 것raw’, '구운 것roast', ‘그을린 것smoked’, ‘익힌 것cooked’, ‘썩힌 것rotted’, ‘삶은 것boiled’이다. 


 먼저 위의 삼각형은 가장 기본적인 요리체계의 형태(primary form)이다. 두 개의 이항대립을 볼 수 있는데, 상하로는 <정상normal과 변형transformed>의 대립이고, 좌우로는 <문화culture과 자연nature>의 대립임을 볼 수 있다. 요리의 가장 기본적 형태는 날 것raw이다. 이는 문화culture에 의해 변화하여 요리된 음식cooked로 변형transformed된다. 또한 날 것raw은 자연nature에 의해 묵힌 음식rotted로 변형transformed되기도 한다. 

 

아래의 삼각형은 위의 기본 삼각형에 불roast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기본 요리 삼각형의 발전된 형태(developed form)를 보여준다. 끓인 음식boiled은 물water이 필요하고, 훈제 음식smoked은 공기air가 필요하다. 삼각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끓인 음식은 자연nature에 속하며 훈제 음식은 문화culture에 속한다. 이는 끓인 음식은 요리 대상인 수분이 보존된다는 점에서 자연에 속하게 되고, 훈제 음식은 요리 대상인 수분이 날아간다는 점에서 변형이 이루어지므로 문화에 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별을 통하여, 레비-스트로스는 음식들을 가장 기본단위인 요리소로 분해하고 다시 관계맺음을 시도하면서 하나의 구조를 갖춘 정교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b. 오이디푸스 전설의 구조적 분석을 통한 ‘신화소’


 레비-스트로스는 위의 요리삼각형과 같이, 신화라는 문화적 측면의 일정한 구조를 이해하고자 한다. 그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분석하며, 신화가 최소한의 몇 개의 부분 혹은 사건으로 분절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최소한으로 분절된 것들을 ‘신화소’라 일컫는다. 


 신화소는 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신화소들은 각각 다른 신화소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신화소는 그 자체로서는 독립적으로 의미를 지닐 수 없고, 다만 여러 신화소들의 관계에서 의미를 생산하고 기능을 발휘한다.



 여기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가로축은 신화가 전개되는 사건의 진행을 뜻한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세로축은 사건들이 일종의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가로축의 순서는 <1.혈연관계의 과잉 2.혈연관계의 경시 3.괴물의 살해 4.걷는 데의 어려움>이다. 쉽게 말하면 가로축의 네 가지 분류는 모든 신화에 있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규칙성인 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과거는 현재이고 현재는 과거인 역사가 없는 사회에 대한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동질적인 공시적 전체 안에서 작용하는 신화의 변화하는 체계를 밝혀내고자 하였다. 그럼으로써 그는 모든 인간정신에 의해 공유되는 원형적 논리 또는 야생적 사유를 발견했다고 확신했다.


 몇 가지 예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레비-스트로스는 인간과학 즉 인간이 이뤄낸 문화의 모든 부분을 이렇게 구조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음식 문화나 신화 그리고 그 외에도 친족체계 등 문화 전반에 있어서 시간적 변화를 넘어선 그 문화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붙들어 주는 구조적 법칙성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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