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둥이의 블로그

탈부 그 후, 어떤 코리안

 

언제까지 그들을 내쫓을 것인가?

나는 멍청하게도 탈북자들이 그래도 대부분은 비교적 행복하게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에서 살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북한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탈북을 하고 이 나라, 저 나라를 거쳐서 어느 한 나라에 정착하는 과정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이 영상을 통해 처음 알았다. (탈북이 대부분 제3국을 통해 이루어지며, 제3국까지 가기 위한 브로커 비용을 마련하느라 중국에서 허드렛일을 하거나 위장결혼 혹은 성적인 노리개로 전락하기도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또 그 과정 속에서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이 아직도 남아서 꿈을 꾸기도 하는 등 후유증까지 겪는 줄은 정말 몰랐다. 또 그들이 한국이 아닌 영국, 캐나다, 벨기에 등의 다양한 나라에 흩어져 사는 줄도 몰랐다. 그 이유가 한국이라는 사회가 같은 말을 쓰고 비슷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차별이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고통이 더 심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웠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민족인데 좀 따뜻하게 봐 줄 수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상 초반에 나오지만, 장애인 아이를 둔 영국에 사는 탈북자가 말하기를 영국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업신여기거나 하는 편견이 정말 없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사회·경제적인 발전 수준을 떠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타문화를 받아들이는 의식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는 것 또한 느꼈다. 또 탈북자들을 위한 우리나라의 복지제도 또한 많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 부분이야 시간이 지나고 탈북자가 점점 많아진다면, 조금 더 그들 입장에서 좋은 제도가 많이 생길 것은 분명하다. 

결국 우리는 적어도 우리와 한 민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사회적 차별이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또 다른 문화권으로 떠나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야 그들이 가든 말든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생계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조차도 사회에 잘 적응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은데, 겨우겨우 탈북에 성공한 그들은 오죽할까. 

 

또 다시 다른 나라로 내쫓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들이 우리나라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탈북자들의 현재 상황을 우리나라의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획 영상물도 좋고, 탈북자를 주제로 한 영화도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탈북자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감대가 바탕이 되어야 우리가 그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을 배려할 수 있는 의식이 생겨나고, 그들의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제도 또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탈북자들을 좀 더 따뜻하게 맞이해 줄 수 있는 공감능력이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한국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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