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둥이의 블로그

암은 이길 수 있습니다.

 

저는 26세의 나이에 혈액암, 혈액암 중에서도 악성림프종, 악성림프종 중에서도 말초T세포림프종 4기(골수침범)를 경험했던 남자 사람입니다. 제가 건강 관련 포스팅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암을 이겨내고 있는 제 이야기를 통해 암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많은 분들의 심리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 고통은 환자 본인 뿐 아니라 환자분의 가족, 친척, 이성친구, 친구들까지 함께 겪는 것이기에 그 분들의 간접 경험까지 포함한다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암'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을 줄 압니다.

 

저는 암을 겪는 환자 본인의 의지 못지 않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암을 겪는 동안 사진 한 장 남겨 놓지 않았을만큼 그 시기를 싫어했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살하는 법을 검색해 볼 정도로 삶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8~90%가 부모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큰 은혜를 두 번이나 입은 셈입니다.

 

암, 이겨낼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제가 치료종결로부터 5년이 지나 100%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2015년 3월 발병 사실을 알았고, 2015년 10월 21일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마지막으로 치료를 종결했습니다. 치료종결일로부터 약 3년이 되던 2018년 11월, 정기 검사를 통과했으니, 아직 '완치'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더 남은 것이죠. 아직 완치도 되지 않았는데 성급하게 나서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저는 이전과 달리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더불어 포스팅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다른 이유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먼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제가 겪은 그 시간에 대해 기록을 남기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2년이 넘도록 철저하게 지켜온 저만의 규칙들이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이성 친구를 만나는 등 사회생활을 하며 불가피하게 수정되는 것을 보고, 저도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포스팅의 가장 큰 동기는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이렇게 이겨낸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려서 희망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제가 암을 겪으며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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